요즘 우리 건물 관리 아저씨가 바뀌었다
한동안 관리사무소에 갈 일이 없었다가, 얼마 전 옥상 누수 문제로 연락을 했더니 처음 보는 분이 전화를 받으시더라. 예전에는 그냥 투박한 아저씨들이 와서 쓱 보고 가고 말았는데, 이제는 무슨 ‘스마트 빌딩 솔루션’ 업체랑 계약을 했다나 뭐라나. 관리비 고지서에 항목이 하나 늘어난 것 같은데, 사실 이게 뭐가 달라진 건지 체감이 잘 안 된다. 그냥 예전보다 기계적인 설명이 늘어났다는 것 말고는 똑같다.
QR코드가 붙은 문을 열 때마다 드는 생각
어느 날 퇴근하고 지하 주차장에 들어갔는데, 웬 기둥마다 이상한 QR코드가 잔뜩 붙어 있는 거다. 이게 에스원 블루스캔인가 뭔가 하는 건데,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시설 상태가 나온다고 하더라. 호기심에 한번 찍어봤는데 로딩만 길게 되고 정작 중요한 데이터는 서버 오류라면서 안 뜨는 게 태반이다. 이게 진짜 효율적인 건지, 아니면 그냥 보여주기식으로 붙여놓은 건지 헷갈린다. 가끔 보면 경비실 어르신도 이거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오히려 더 번거로워 보이기도 하고.
로봇이 청소를 한다는데 왜 더 느린 것 같지
로비에 인공지능 로봇 청소기가 한 대 들어왔다. 꽤 비싼 기계라던데, 돌아다니는 걸 보고 있으면 묘하게 답답하다. 사람보다 훨씬 꼼꼼하게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빗자루 들고 쓱 지나가면 끝날 일을 로봇은 30분 넘게 빙글빙글 돌면서 사람 다리를 피해 다닌다. 요즘 스마트공장 구축이니 뭐니 하면서 AI 로봇이 대세라고 뉴스에서 떠드는데, 막상 우리 건물 복도에서 멍하니 서 있는 로봇을 보면 이게 과연 수백만 원짜리 장비가 할 일인가 싶다.
데이터 수집이 전부인가 싶은 불안함
최근 관리비가 살짝 올랐다. 아마 이런 디지털 설비들 도입하는 비용 때문이겠지. 건물 관리 업체에서는 이게 APS 시스템인가 뭔가랑 연동돼서 에너지를 아껴준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복도 전등 하나 더 끄는 게 빠를 것 같다. 저녁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건물 에너지 효율화’라는 문구를 보는데, 정작 1층 로비 자동문은 뻑뻑해서 매번 몸으로 밀어야 한다. 디지털화는 거창한데 기초적인 건 예전이랑 똑같다.
앞으로 이런 시스템이 늘어난다면
나중에는 빌딩 관리도 전부 데이터로 돌아간다고 하니, 뭐 어쩌겠나 따라가야지. 그런데 가끔은 사람이 직접 와서 “여기 고쳤습니다”라고 말해주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지금은 무슨 오류 로그가 떴다고 알림만 오는데, 정작 그 오류가 뭘 의미하는지 입주민들은 아무도 모른다. 그냥 다들 “요즘 건물들은 다 이렇게 하나 보다” 하고 넘어가는 거다. 이게 편리한 건지, 아니면 그냥 우리가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기 싫어서 괜히 트집을 잡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오늘도 자동문을 뻑뻑하게 밀면서 로비로 들어왔다.

로봇 청소기가 꼼꼼하게 돌아다니는 모습 보면, 건물 유지보수가 단순한 청소 이상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엘리베이터에서 에너지 효율화 문구 보면서 비슷한 생각했어요. 정말 작은 변화만으로는 효과가 있을까요?
QR코드가 붙은 문을 열 때마다 드는 생각도 같네요. 오히려 그냥 낡은 문을 제대로 수리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