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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페이셜 모션 캡쳐를 시도했다가 며칠을 고생했다

페이셜 캡쳐를 굳이 혼자 해보겠다고 결심했던 이유

버추얼 아이돌이나 캐릭터 영상을 만드는 게 요즘 정말 쉬워졌다고들 한다. 유튜브를 보면 다들 뚝딱뚝딱 만드는 것 같은데, 막상 직접 해보려고 하니 그게 아니었다. 내가 제일 골치를 썩었던 건 역시 페이셜 모션 캡쳐였다. 입 모양이랑 눈 깜빡임을 자연스럽게 맞추는 게 이렇게까지 어려운 일일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그냥 웹캠 하나로 아이폰에 있는 트래킹 앱을 연결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캐릭터에 데이터를 입혀보니 내 얼굴은 웃고 있는데 캐릭터는 어딘가 기괴하게 떨고 있었다.

좁은 작업실에서 겪는 하드웨어의 한계

우리 집 작업실은 사실 그렇게 넓지가 않다. 그래서 모션 캡쳐 장비를 제대로 갖추기엔 턱없이 좁다. 원래는 좀 더 제대로 된 스튜디오를 빌려볼까 싶기도 했는데, 360도 촬영이나 바이콘 장비를 쓰려면 최소 몇 백만 원은 그냥 깨지는 게 현실이다. 하루 대여료만 해도 50만 원에서 100만 원은 우습게 넘어가니 개인 작업자로서는 엄두가 안 난다. 결국 타협한 게 웹캠이랑 OBS 조합이었는데, 조명 위치 잡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얼굴 한쪽은 밝고 한쪽은 어두우니까 트래킹이 자꾸 튀더라. 급한 마음에 다이소에서 산 조명 스탠드 몇 개를 이리저리 배치해 봤지만, 그게 전문적인 조명 장비 같을 리가 없지. 결과물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소프트웨어와의 끊임없는 씨름

내가 주로 쓰는 프로그램이랑 캡쳐 소프트웨어 사이의 호환성 문제도 꽤 골치였다. EMP 설정 건드려보면서 뭐가 문제인지 확인하는데, 프로그램 업데이트 한 번 하고 나니 연동이 끊겨서 3시간을 허비했다. ‘왜 안 되지?’ 싶어서 검색창만 붙잡고 있었는데, 결국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한 드라이버 재설치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고 있나 싶은 현타가 오긴 하더라. 남들은 다들 쉽게 버츄얼 방송하는 것 같은데, 나는 왜 눈썹 하나 제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이렇게 뻑뻑한 건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훨씬 지루한 데이터 수정 과정

캡쳐를 뜨고 나서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캐릭터 모델링에 데이터를 입히니까 입 주변 쉐이프 키가 자꾸 씹히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엔 키프레임을 일일이 다 수정해야 했다. 자동 보정 기능 같은 걸 써봐도 결과물이 영 어색해서 손으로 다시 잡는 게 차라리 빨랐다. 모캡 데이터 정리하는 게 게임 그래픽의 꽃이라고 누가 그랬는데, 사실 이건 그냥 노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새벽 2시쯤 되니까 눈이 침침해져서 모니터 화면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래도 어쩌겠나. 캐릭터가 이상하게 움직이는 걸 그냥 둘 수는 없으니까.

전문 스튜디오와 개인 작업 사이의 괴리

나중에 돈을 좀 벌어서 제대로 된 모션 캡쳐 스튜디오를 빌린다면 과연 얼마나 다를까 싶다. 이번에 홍경국 박사가 만든다는 ‘더 페이셜 아파트먼트’ 같은 곳도 그렇고, 확실히 돈을 들인 공간이랑 내가 방구석에서 낑낑대는 건 차원이 다를 거다. SK-II 에센스 하나 살 돈(대략 10만 원 후반대)이면 내 피부 관리라도 하지, 이놈의 모션 캡쳐 장비 업그레이드하려면 얼마가 더 들지 가늠도 안 된다. 지금 당장은 일단 이 조잡한 결과물이라도 다듬어서 영상을 하나 완성하는 게 목표다.

끝이 나긴 하는 걸까

어찌어찌 얼굴 모션은 맞췄는데, 이번엔 손가락 움직임이 어색하다. 이건 또 언제 수정하나 싶어서 멍하니 화면만 보고 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벌써 일주일째 이 문제만 붙잡고 있다. 내일은 좀 더 나아지겠지 싶으면서도, 막상 내일이 되면 또 다른 버그가 튀어나와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컴퓨터를 끄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 이럴 거면 그냥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나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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