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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구석에서 우연히 써본 VR 기기가 생각보다 어지러웠던 이유

용산 아이파크몰 구석에서 만난 낯선 부스

주말에 사람 많은 곳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어쩌다 보니 용산역 아이파크몰에 가게 됐다. 걷다 보면 사람들에 치이고 소음 때문에 금방 지치는데, 쇼핑몰 층을 옮기다가 우연히 VR 체험 부스를 발견했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왠지 모르게 발길이 멈췄다. 사실 예전부터 메타버스니 가상현실이니 말이 많아도 직접 기기를 얼굴에 쓰고 뭘 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예전에 친구가 오큘러스 같은 걸 샀다고 해서 한번 써본 게 전부였는데, 그때는 그냥 롤러코스터 영상 하나 보고 바로 벗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본 부스는 대단한 장비가 있는 건 아니었고, 그냥 쇼핑몰 중간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 몇 개랑 기기들이 다였다.

생각보다 컸던 기기의 무게와 압박감

직원분이 자연스럽게 다가와서 체험해보겠냐고 물어보길래 엉겁결에 자리에 앉았다. 요금은 10분 정도에 5천 원인가 7천 원이었는데, 사실 이 돈이면 편의점에서 커피 두 잔은 마실 수 있는 금액이라 잠시 고민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기기를 머리에 썼는데 생각보다 무게감이 상당했다. 뒤쪽 조절 다이얼을 돌려보라고 하는데, 머리에 딱 맞게 고정하려고 조이다 보니 눈가 주변이 꽉 눌려서 좀 답답했다. 안경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더 거슬렸다.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고 나니 주변의 쇼핑몰 소음은 좀 줄어들었는데, 정작 화면 속에서 뭘 해야 할지 조금 막막했다.

롤러코스터 영상보다 더 당황스러운 조작

단순히 영상만 보는 게 아니라 컨트롤러를 쥐고 뭔가를 조작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화면 속에서 손을 뻗어 물건을 잡아야 하는데, 내 실제 손은 허공을 휘젓고 있으니 감각이 너무 이상했다. 분명 내 눈앞에 물체가 있는 것 같은데 손을 뻗으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그 괴리감 때문에 자꾸 헛손질을 하게 됐다. 직원분이 옆에서 열심히 설명해주시는데, 솔직히 머릿속으로는 ‘이걸 내가 왜 5천 원이나 내고 여기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가상현실 안에서 과일 같은 걸 베는 게임이었는데, 하다 보니 화면이 슥슥 넘어가면서 점점 어지러움이 몰려왔다. 멀미라는 게 참 신기하다. 그냥 의자에 앉아 있는데 몸이 뒤로 쏠리는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의자 팔걸이를 꽉 잡았다.

결국 10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벗어버렸다

결국 10분이라는 시간이 다 지나기도 전에 기기를 벗었다. 화면 밖으로 나오니 아이파크몰의 밝은 조명과 사람들 지나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순간 멍했다. 얼굴에 기기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을 것 같아서 손으로 한번 슥 문질러봤는데 역시나 땀이 좀 맺혀 있었다. 요즘 중학생들 직업 체험이나 메타버스 교육 같은 게 많아진다고 하던데, 과연 이런 어지러움을 견디면서까지 학습이나 체험을 하는 게 얼마나 효율적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뭐든 직접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굳이 내가 이런 장비를 사서 집에서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냥 한 번 경험해 본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험을 마치고 나오니 더 피곤해진 오후

체험을 마치고 나서 다시 쇼핑몰을 걷는데 왠지 모르게 머리가 좀 띵했다. 그냥 벤치에 앉아서 커피나 마실걸 하는 후회가 살짝 밀려왔다. 나중에 다시 가상현실 기기를 마주치면 아마 그냥 지나칠 것 같다. 화려한 광고나 기사에서 보던 것처럼 신세계가 펼쳐지는 느낌이라기보다는, 기술적인 한계와 신체적인 부조화가 더 크게 와닿는 경험이었다. 어쩌면 내가 너무 아저씨가 된 건지도 모르겠다. 근처에 있는 대형 서점이나 구경하면서 남은 시간이나 좀 보내야겠다.

“쇼핑몰 구석에서 우연히 써본 VR 기기가 생각보다 어지러웠던 이유”에 대한 2개의 생각

  1. VR 기기 무게 때문에 오히려 더 어지러웠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제가 전에 비슷한 체험을 해봤는데,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화면이 움직이면 몸이 따라가기 힘들어서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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