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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전개도 하나 올리려다 시작된 엉뚱한 고생

처음에는 단순히 내가 작업하던 3DCLO 옷 디자인을 좀 다르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냥 정적인 이미지로 렌더링해서 올리는 건 좀 심심하고, 박스 전개도처럼 펼쳐진 느낌을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주변에서는 요즘 NFT 마켓이 예전 같지 않다고, 굳이 왜 그 고생을 하냐고 말렸지만 이상하게 오기가 생겼다. 오픈씨에 계정을 만들고 메타마스크 지갑을 연결하는 과정부터 이미 예상보다 한참 걸렸다.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시드 구문을 다시 적어놓은 종이를 찾느라 방바닥을 뒤지던 그 시간이 지금 생각하면 가장 허탈하다.

낯선 용어들과의 싸움

거래소마다 요구하는 코인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XT거래소나 APENFT코인 같은 이름들이 처음에는 다 똑같은 건 줄 알았는데, 막상 사려고 보니 수수료랑 전송 네트워크 설정이 꽤 까다로웠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이 아니면 호환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서, 내가 만든 박스 전개도 파일을 올리기 위해 대체 얼마를 쓴 건지 계산하기도 싫다. 대략적으로 가스비 포함해서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를 쓴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이미지 한 장 올려놓고 끝난 셈이다. 이게 정말 필요한 과정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내 만족을 위한 비싼 실험이었는지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결과물은 덩그러니 남았는데

파일을 올려두고 나니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누군가 봐주길 바라는 마음보다는, 그냥 ‘내가 여기까지는 해냈다’라는 기록 같은 느낌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어쩌고 하는 기사들을 보면 대단해 보이는데, 막상 직접 해본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투박했다. 마치 아주 화려한 전시장에 내 허름한 스케치 하나를 걸어놓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 주변에서는 웹3 게임이니 스테이블코인 결제 전략이니 하면서 거창한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나는 그저 내 박스 전개도가 제대로 보이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스톡 이미지와 다른 길

차라리 셔터스톡 같은 곳에 스톡 이미지를 올리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거기는 최소한 시스템이 체계적이라도 하지, 여기는 내가 직접 마케팅을 하거나 커뮤니티에 링크를 뿌리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게 시장의 현실인가 싶기도 하고, 니치 마켓을 노린다고 하기엔 너무 좁아서 거의 지하 수준이다. 3DCLO에서 뽑아낸 예쁜 질감의 옷들이 블록체인 위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걸 보니 가끔씩 메타마스크에 접속해 보는 것조차 귀찮아진다.

그래도 남은 찝찝함

사업 철수니 뭐니 하는 기사들을 볼 때마다 내가 공들인(?) 시간들이 참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네오위즈처럼 큰 회사들도 사업을 접는 마당에, 나 같은 개인이 이런 걸 붙들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렇다고 이걸 다 삭제하고 탈퇴하기엔, 나중에 다시 들어와서 내 전개도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이 불편하고 불친절한 경험 자체를 즐기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다음에는 그냥 편하게 포트폴리오 사이트에나 정리해서 올릴 생각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또다시 다른 형태의 NFT를 발행해볼까 하는 멍청한 고민이 남아있다.

“박스 전개도 하나 올리려다 시작된 엉뚱한 고생”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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