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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3S를 사서 며칠 써봤는데 어지러움은 적응이 안 되네

퀘스트3S를 충동적으로 사버렸다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퀘스트3S를 주문했다. 사실 VR이라는 게 처음에는 신기해서 몇 번 쓰다가 나중에는 구석에 처박아두게 된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며칠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했다. 가격대가 40만 원대 중반이었나, 정확히는 잘 기억 안 나는데 아무튼 적은 돈은 아니니까. 근데 유튜브에서 무슨 안전체험이나 사이버 모델하우스 같은 영상들을 보다가 문득 ‘나도 이런 거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결제했다. 배송받고 나서 박스를 뜯을 때까지만 해도 세상이 바뀔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덩치가 크고 무겁더라. 처음 머리에 썼을 때의 그 묵직함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집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삽질들

기기를 켜고 나서 제일 먼저 느낀 건 ‘공간 확보’가 생각보다 힘들다는 거였다. 내 방이 좁은 편은 아닌데, 팔을 휘두르다 보면 자꾸 책상 모서리에 손이 닿는다. 안전 구역 설정하는 게 있는데, 이게 경계를 딱 맞추기가 은근히 까다롭다. 설정하다가 갑자기 벽에 쿵 부딪힐까 봐 살금살금 움직이는 내 모습이 거울에 비치는데 좀 웃기기도 하고 현타도 오고 그랬다. 가상 공간에서 소화기 사용법 배우는 콘텐츠를 잠깐 해봤는데, 현실에서는 소화기 잡을 일도 거의 없으면서 가상에서 핀 뽑고 분사하는 걸 해보니까 이게 뭐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래도 키오스크 체험이나 안전 교육 같은 것들은 확실히 그냥 글자로 읽는 것보단 몰입감이 다르긴 했다.

어지러움 때문에 오래는 못 하겠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어지러움이다. 10분, 20분 정도는 괜찮은데 30분이 넘어가면 슬슬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특히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이나 움직임이 많은 영상은 진짜 못 보겠다. 브이알챗 같은 거 들어가서 사람들 구경 좀 해볼까 싶었는데, 몇 분 안 돼서 바로 벗고 침대에 누웠다. 이게 사람마다 적응 기간이 다르다던데, 나는 아마 한참 걸릴 것 같다. 매일 조금씩 하면 괜찮아진다던데, 솔직히 매일 쓰고 싶지는 않다. 쓰고 나면 얼굴에 자국도 심하게 남아서 한동안 거울 보기가 민망하다.

활용도는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주변에서는 VR기기로 3D 인테리어를 보거나 나중에 집 지을 때 모델하우스 대신 쓴다고 하는데, 아직 그렇게까지 체계적으로 활용하기엔 내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 그냥 가끔 생각날 때 유튜브 영상 보고, 짧은 체험형 콘텐츠 몇 개 깔짝거리는 게 전부다.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 엄청난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렌탈 대여를 먼저 해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아는 사람은 스마트폰 앱이랑 연동해서 엄청 잘 쓴다던데, 나는 아직 그런 연동이나 복잡한 설정까지는 손이 안 간다.

여전히 남아있는 모호한 느낌

쓰다 보면 가끔은 진짜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긴 하다. 그런데 그 순간이 끝나면 바로 현실의 좁은 방 안으로 돌아와서 땀 흘리고 있는 내 모습이 참… 뭐랄까. 신기하긴 한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가도, 또 가끔은 퇴근하고 나서 심심할 때 잠깐씩 쓰면 딴 세상 온 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 그렇다. 애매하다. 팔아야 하나 그냥 놔둬야 하나. 지금은 일단 충전기 근처에 던져뒀는데, 오늘 저녁에 집에 가서 다시 켜볼지는 잘 모르겠다. 충전도 은근히 귀찮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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