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조카들 생일 겸 해서 집 앞 마당에 에어바운스렌탈을 알아봤다. 그냥 소소하게 잔디밭에서 놀게 해주려고 시작한 건데, 이게 생각보다 판이 커질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동네에 있는 대형 트램폴린이랑 미니 바이킹 대여 업체를 검색하다가, 날이 더우니까 차라리 수영장렌탈이나 풀장대여가 낫지 않을까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사실 에어풀장 같은 건 한 번 빌리면 그만일 줄 알았지, 설치부터가 이렇게 사람을 잡을 줄이야.
업체 연락하고 물건 받는 과정의 피로함
업체 몇 군데 전화를 돌려봤는데, 비용은 대략 하루 대여에 2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였다. 이게 운송비랑 설치비가 별도라 합치면 생각보다 예산이 훌쩍 넘어간다. 상담하는 분이 친절하긴 했는데, ‘설치 공간이 5미터 이상 확보되느냐’부터 시작해서 전력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고 꼬치꼬치 묻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적당한 사이즈로 타협하고 에어바운스를 받기로 했는데, 막상 트럭이 집 앞에 도착했을 때의 그 거대한 짐 꾸러미를 보고 아차 싶었다. 내가 이걸 왜 부풀리겠다고 했나 하는 생각이 잠시 머릿속을 스쳤다.
땀 범벅이 되어 설치했던 기억
물건을 내리고 자리를 잡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수평이 안 맞으면 아이들이 놀다가 다칠 수 있다고 해서 마당 바닥을 빗자루로 쓸고 또 쓸었다. 송풍기를 연결하고 바람을 넣는데, 기계 소음이 동네 전체에 울려 퍼져서 괜히 민망했다. 30분 정도 지나니 그제야 거대한 성 모양이 완성됐다. 처음 예상했던 ‘우아한 정원 파티’ 느낌은 사라지고, 그냥 땀에 절은 채로 송풍기 전선만 연결하고 있는 내 모습만 남았다. 옆집 아주머니가 지나가면서 이게 뭐냐고 물어보는데,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조카들 놀 거라고 짧게 대답하고 말았다.
기대와는 다른 아이들의 반응
정작 고생해서 설치해놨더니 애들은 30분 정도 신나게 뛰다가 갑자기 지루해했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거실로 들어가서 카트라이더를 켜달라고 하더라. ‘야, 이거 빌리는 데 얼마나 고생했는데!’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애들이 이미 땀범벅이라 더 뛰게 하기도 미안했다. 결국은 대형 에어바운스는 거실에서 게임을 하기 위한 배경이 되어버렸다.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같은 게임을 하는 걸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내가 대체 왜 땡볕에서 이걸 펴고 접었나 싶다.
기기 관리와 정리의 늪
놀고 나서 정리하는 건 더 가관이었다. 물을 빼고 바람을 다 빼서 접는데, 애초에 공장에서 접혀 있던 그 각이 절대 안 나온다. 물기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대충 접어 넣는데, 이게 곰팡이가 슬지는 않을까 걱정됐다. 에어바운스 렌탈 업체에 반납할 때는 거의 녹초가 되어 있었다. 다시는 이런 거 안 빌려야지 다짐하면서, 차라리 그냥 실내 키즈카페를 가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좋았겠다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아직도 남은 의문과 후회
돌이켜보면 무리한 선택이었다. 아이들은 그냥 작은 게임기 하나면 충분했을지도 모르겠다. NDC 현장에서 봤던 부스들처럼 완벽하게 세팅된 공간을 집에서 만들려 했던 게 욕심이었나 싶다. 다음번엔 그냥 VR 기기 같은 걸 조용히 빌리거나, 아니면 아예 이런 대규모 놀이 기구는 고려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도 마당 잔디가 에어바운스 무게 때문에 눌려서 푹 꺼져 있는데, 이게 다시 돌아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 찝찝하다. 정말 그때 왜 그랬을까.

송풍기 소음 때문에 주변에 피해를 준 것 같아서 마음이 좀 쓰였어요. 아이들이 즐거워하진 않았지만, 다른 이웃에게 불편을 드린 건 아쉽네요.
정말 정신없는 경험이네요. 설치 공간 확보부터 물기 제거까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들이 많았다는 게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