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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자격증 따겠다고 서둘렀던 게 조금 무색해졌다

실무랑 자격증은 정말 다른 세계인가 싶다

며칠 전부터 사무용 소프트웨어,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OA 자격증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예전에 컴활 2급이랑 ITQ 마스터는 따두면 어디든 쓰겠지 싶어서 억지로 땄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엑셀 수식 하나하나 외우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았는데, 막상 현업에 뛰어들어 보니 실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요즘은 그냥 유튜브에서 ‘VLOOKUP 쉽게 하는 법’ 이런 거 검색해서 보는 게 훨씬 빠르다. 자격증 공부할 때 그토록 집착했던 함수들이나 단축키들이, 정작 필요할 때마다 머릿속에서 하얗게 증발해버리는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니까 내가 이걸 왜 땄었나 싶기도 하다.

집 인테리어 바꾸면서 느낀 엉뚱한 생각

최근에는 거실에 맞춤 가구를 좀 들여볼까 싶어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문득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랑 인테리어가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건축설계 쪽 관심 있어서 잠깐 깔짝거렸던 프로그램들이 떠오르는데, 그때도 그랬다. 가구 배치를 고민할 때 단순히 예쁜 인테리어 가구를 사는 것보다, 실제 치수를 재고 배치하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더라. 가구 하나 배송비만 5만 원, 제작까지 합치면 100만 원은 훌쩍 넘어가는데, 정작 내 방에 넣었을 때 동선이 꼬이면 그게 제일 난감하다. 자격증 공부할 때의 그 딱딱한 규칙들보다 훨씬 실감 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매일매일 터진다.

영상 편집 직업의 현실과 고민들

OA 자격증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요즘은 영상 편집 쪽으로 발을 들이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사실 나도 한때는 영상 편집 직업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막상 편집 프로그램을 다루다 보면, 컷 편집은 기본이고 소리 밸런스 맞추는 게 정말 일이다.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디 오에이(The OA)’ 같은 작품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매끄럽게 장면을 전환할까 감탄했는데, 막상 프리미어 프로를 켜서 1분짜리 영상을 하나 만들려고 해도 시간이 몇 시간씩 훌쩍 지나간다. 단순히 기능 몇 개 아는 거랑 실제로 보는 사람 몰입하게 만드는 건 아예 다른 능력인 것 같다.

굳이 따야 할까 싶은 마음과 불안함 사이

주변에서는 사무보조 알바라도 하려면 OA 자격증이 필수라고들 한다. 워드프로세서나 컴활 2급 같은 게 없으면 이력서 칸이 비어 보인다고 말이다. 그래서 괜히 다시 책을 펼쳐보긴 하는데, 막상 자격증 시험 접수비 2~3만 원 결제할 때마다 망설여진다. 이 시간에 포토샵 자격증 하나라도 더 따는 게 나을까, 아니면 그냥 실무 영상 강의를 결제해서 듣는 게 나을까. 답이 없는 고민이다. 어차피 회사 들어가면 다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는데, 나만 유독 이 자격증이란 굴레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건지 가끔은 우울하기도 하다.

결국은 도구보다 내가 무엇을 하느냐

최근에 ABB 같은 곳에서 모바일가드 시스템에 OA-ICOS 기술을 쓴다는 뉴스를 봤다. 가스 누출 같은 걸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이라는데, 이런 전문적인 기술 용어들을 보면서 또 한 번 느낀다. 결국 OA든 디자인 툴이든 그 자체로 어떤 목적이 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는 가스를 측정하고 누군가는 건물을 짓고, 나는 고작 보고서 예쁘게 정리하려고 엑셀을 켜는 거구나 싶다. 내가 쓰고 있는 이 도구들이 목적을 위한 수단인지, 아니면 수단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건지 잘 모르겠다. 오늘도 엑셀 함수를 검색창에 두드리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이게 최선인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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