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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에서 만난 게임기기가 내 마음을 흔들 줄은 몰랐다

스타필드 하남에서 마주친 예상치 못한 게임 시연존

주말에 사람 많은 곳은 딱 질색이라 정말 피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스타필드 하남까지 끌려가게 되었다. 쇼핑몰 특유의 그 복잡하고 정신없는 공기를 마시며 걷다가 우연히 사람들이 꽤 모여 있는 공간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넷마블에서 새로 나온 ‘몬길: STAR DIVE’ 팝업스토어였다. 그냥 지나치려다 시연존에 놓인 기기가 내 눈길을 확 끌어당겼다. 보통 이런 팝업에서는 다들 커다란 모니터나 패드만 놓아두는데, 이번에는 ROG Ally라는 UMPC를 잔뜩 깔아놨더라. 요즘 유튜브에서 하도 많이 봐서 한 번쯤 직접 잡아보고 싶긴 했었다.

UMPC로 경험해 본 첫인상의 불편함과 쾌감

기기를 직접 손에 쥐어보니 생각보다 묵직했다. 닌텐도 스위치 같은 가벼운 느낌을 기대했는데, 이건 정말 ‘손에 들고 다니는 PC’라는 말이 딱 맞았다. 화면을 켜고 게임을 시작하는데, 조작 버튼이 너무 촘촘하게 박혀 있어서 손이 큰 사람들에겐 조금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5분 정도는 버튼 위치가 익숙지 않아서 허둥댔다. 화면은 꽤 선명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래픽 뭉개짐도 적어서 놀라긴 했다. 하지만 한 손으로 들고 전투를 하다 보니 손목에 은근히 힘이 들어갔다. 30분 넘게 하면 좀 뻐근하겠는데 싶더라. 그래도 밖에서 이렇게 본격적인 액션을 구동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긴 했다.

집에서 쓰는 VR 헤드셋과의 묘한 거리감

시연존 옆을 지나는데 어떤 분이 메타퀘스트3를 쓰고 시연을 구경하고 있더라. 우리 집에 처박아 둔 내 메타퀘스트3가 갑자기 생각났다. 사실 처음 샀을 때만 해도 퇴근하고 매일 1시간씩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요새는 배터리 충전하는 것도 귀찮아서 구석에 밀어둔 상태다. UMPC를 직접 만져보니 VR 헤드셋보다는 확실히 접근성이 좋은 것 같다. 굳이 무거운 걸 머리에 뒤집어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렇게 기기 욕심을 부리나 싶기도 하다. 8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를 오가는 기기를 사놓고 결국에는 팝업스토어에서 잠시 즐기는 체험판 정도에 만족하고 있으니 말이다.

AR 글래스에 대한 막연한 미련이 남는다

집에 오는 길에 버스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요즘 나오는 AR 글래스나 뷰직스 같은 제품들을 사면 내 이 애매한 고민이 해결될까? 사실 UMPC의 화면을 안경으로 크게 볼 수만 있다면 무게 문제나 자세 문제는 좀 해결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렇다고 또 덜컥 사기에는 가격도 만만치 않고, 막상 사서 써보면 예전 VR 기기처럼 몇 번 쓰다 말까 봐 두렵다. 구글 글래스 시절부터 이런 웨어러블 기기에 관심은 많았는데, 정작 내 손에 들어오면 그만큼의 만족감을 얻기가 왜 이렇게 힘든 건지 모르겠다.

해결되지 않은 기기 선택의 고민들

오늘 스타필드에서 경험한 ROG Ally는 분명 잘 만들어진 기기였다. 반응 속도도 빨랐고 그래픽도 PC 게임 수준으로 구현되니까. 하지만 내가 과연 집에서 쉴 때 이걸 꺼내서 게임을 할 것인가, 아니면 결국엔 노트북을 켜게 될 것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 남는다. 무엇보다 기기들마다 서로 호환이 안 되거나, 혹은 내가 기대한 만큼의 편리함을 주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이 크다. 팝업스토어의 그 화려한 조명 아래서 경험하는 것과 내 방 침대 위에서 굴러다니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니까. 아마 당분간은 이런 기기들을 구경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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