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본 스포츠 센터의 낯선 풍경
지난주에 집 근처에 새로 만들어진 체육 시설에 다녀왔다. 뭐 사실 거창한 운동을 하러 간 건 아니고, 평소에 지나다니면서 보던 건물이 준공됐다고 해서 구경 삼아 가본 게 컸다. 요즘 지자체에서 스포츠 특화 도시니 뭐니 하면서 예산을 많이 쓴다는데, 확실히 예전 동네 체육관이랑은 느낌이 많이 달랐다. 예전엔 그냥 낡은 헬스 기구 몇 대 있고 배드민턴 코트 있는 게 전부였는데, 이번에 가본 곳은 스크린 타석이랑 퍼팅존, 그리고 가상현실 스포츠실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꽤 다양하게 갖춰져 있었다.
VR 스포츠실 앞에서 망설였던 순간
사실 내 관심사는 가상현실(VR) 스포츠실이었다. 뉴스에서나 보던 거라 살짝 호기심이 생겼는데, 막상 문 앞에 서니까 좀 뻘쭘하더라. 들어가서 뭘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혹시 내가 기계라도 망가뜨릴까 봐 겁도 좀 났다. 안쪽을 슬쩍 들여다보니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 몇 분이 화면을 향해 공을 던지는 건지, 아니면 인지력 향상 콘텐츠 같은 걸 하고 계시는 건지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다. 옆에 있던 안내문을 보니 인지력 향상 프로그램이랑 파크골프 체험 같은 게 주된 콘텐츠 같던데, 요즘은 노인 프로그램도 이런 식으로 다 바뀌나 싶어서 한참을 밖에서 구경만 했다.
사용법도 모르는데 덜컥 겁부터 났다
안에 계신 분들은 익숙한 듯이 게임을 즐기는데 나만 쭈뼛거리는 상황이 좀 웃겼다. 사실 이런 VRAR 콘텐츠들이나 인터랙티브 게임 같은 게 집에선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하고, 막상 직접 해보려니 어떤 앱을 깔아야 하는지, 아니면 따로 로그인을 해야 하는 건지 정보가 하나도 없으니까 엄두가 안 났다. 기장군 같은 곳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라 이용료는 생각보다 저렴하거나 아예 무료로 운영되는 것 같던데, 기기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 문턱이 생각보다 높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조차도 ‘이거 내가 건드려도 되나’ 싶어서 결국 근처만 서성이다가 왔다.
사격 체험인지 게임인지 헷갈리던 화면
옆방에서는 사격 체험 같은 걸 하는지 탕탕 소리가 들렸는데, 그게 진짜 총은 아닐 테고 센서 인식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예전엔 그냥 학교 체육 시간에 공놀이하는 게 다였는데, 이제는 교과 중심 수업에서 벗어나서 이런 복합 문화 공간에서 노는 시대가 된 건가 싶기도 하고. 60억 규모로 이런 공간을 조성한다고 기사가 났던 게 기억나는데, 확실히 돈을 들인 티는 났다. 하지만 그런 시설들이 정말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다.
기술은 좋은데 내 몸은 안 따라주네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돌아 나왔다. 집에 와서도 아까 그 VR 스포츠실 앱을 개인이 다운받아서 집에서도 해볼 수 있는 건지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이게 시스템 자체가 워낙 복잡한 장비랑 연동되는 거라 일반 스마트폰 앱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더라. 괜히 나중에 다시 가서 관리하는 분한테 이것저것 물어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조용히 구석에서 퍼팅 연습이나 하고 올걸 그랬나 후회도 됐다. 사실 VR 기기 앞에서 그렇게 망설였던 게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다음번에 가면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서 한 번 시도나 해볼까 싶은데, 막상 또 가면 뻘쭘해서 그냥 돌아 나올 것 같기도 하다.

VR 기기 앞에서 쭈뼛거리는 모습이 익숙하네요. 가상현실 체험은 처음이라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게 맞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 했어요. VR 기기랑 진짜 총이랑 구별이 안 돼서 좀 당황했거든요. 특히 연신 공 던지는 모습 보니, 노인 프로그램도 이렇게 다양해진다는 게 신기하네요.
VR 기계들 보고 있노라면 진짜 뻘쭘하네요. 저도 처음 VR 체험할 때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뭔가 잘못할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