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거창했던 도자기 원데이 클래스 신청
지난 주말에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도자기 공방을 예약했다. 평소에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서 물레를 돌리며 예쁜 그릇을 만들어내는 영상을 본 게 화근이었다. 의정부 근처에서 적당한 곳을 찾다가 후기가 적당히 올라와 있는 곳으로 골랐다. 비용은 재료비 포함해서 대략 5만 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사실 이게 비싼 건지 싼 건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주말에 집에만 있기 싫어서 충동적으로 결제한 거니까. 예약 시간보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공방 문이 닫혀 있어서 잠시 근처 편의점을 기웃거렸다. 요즘은 다들 스마트폰으로 예약을 하니 이런 대기 시간마저도 뭔가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진다.
물레 앞에서의 예상치 못한 당혹감
드디어 시작된 수업. 선생님은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지만, 내 손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특히 물레 위에 흙덩어리를 올리고 중심을 잡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흙이 돌아가면서 내 손에 닿는 느낌이 낯설기도 했고, 자꾸만 모양이 찌그러져서 옆에 있던 다른 수강생들 시선이 조금 신경 쓰였다. 사실 유튜브로 볼 때는 정말 쉬워 보였는데, 흙이 원심력 때문에 자꾸 바깥으로 튀어나가려고 해서 그걸 붙잡느라 손목이 다 아팠다. 흙 반죽이 얇아지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서 조마조마했다. 예전에 친구랑 천안 쪽에서 했던 도자기 공방은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여기는 은근히 기술적인 정교함을 요구해서 나중에는 말도 안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집중했다.
결과물은 투박했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두 시간 가까이 씨름해서 겨우 작은 그릇 하나를 완성했다. 선생님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덩어리가 됐을지도 모른다. 완성된 그릇은 굽기 전이라 그런지 묘하게 투박하고 좀 삐뚤빼뚤했다. 이걸 구워서 집에 가져가려면 3주 정도 걸린다고 하던데, 그때쯤이면 내가 이걸 만들면서 흙먼지를 뒤집어썼던 기억이 잊혀질지도 모르겠다. 굽는 과정에서 모양이 틀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완벽한 결과물을 기대하기보다는 그냥 그날의 경험 자체를 기록해두는 셈 치기로 했다. 포슬린 아트처럼 세밀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 보였는데, 나는 역시 흙을 직접 만지는 게 더 적성에 맞나 싶기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
공방을 나와서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손톱 사이에 낀 흙이 잘 안 지워져서 한참을 씻었다. 차에 타자마자 손을 보는데, 옷에도 미세하게 흙 자국이 남아 있었다. 주말을 이렇게 보낸 게 잘한 일인지, 아니면 그냥 집에서 쉴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도자기를 배우는 게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과정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오히려 잘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조금 긴장했던 것 같다. 나중에 결과물이 오면 실제로 그릇으로 쓸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장식장 한구석에 두게 될까. 일단은 완성품이 도착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당장 무엇을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특별한 주말을 보낸 건 맞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