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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죽었다’는 말은 오해였다

최근 몇 년간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가진 기대감이 고조되었다가, 다소 잠잠해진 분위기입니다. 마치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기술처럼 여겨질 때도 있고, 거품이 낀 건 아닌지 의심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현실 분야에서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본 입장에서 볼 때, 메타버스는 결코 죽은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코비드19 팬데믹 시기에 ‘현실 세계와 같은 가상세계’라는 정의와 함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메타버스는, 그 기대만큼이나 빠르게 현실화되지 못한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이 가진 잠재력은 여전하며,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일상과 업무에 스며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왜 섣부른 판단인가

우리가 흔히 메타버스라고 할 때 떠올리는 것은 주로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활동하는 모습입니다. 제페토 같은 플랫폼이 대표적인 예시인데, 이곳에서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거나,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즐깁니다. 이러한 경험은 분명 흥미롭지만, 메타버스의 전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라고 하면 막연히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 국한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훨씬 더 넓은 범위의 기술과 서비스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에서 3D 모델링을 활용해 건축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가구 배치 시뮬레이션을 위해 가상 공간을 활용하는 것들도 메타버스 기술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문 분야에서의 활용은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메타버스에 대한 인식이 특정 서비스에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샌드박스나 디센트럴랜드와 같은 가상 부동산 플랫폼에서 NFT를 활용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경제 시스템이 접목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실제 경제 활동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메타버스 활용, 실제 사례와 고민

몇몇 기업들은 이미 메타버스 기술을 업무 효율성 증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원격 회의 시, 단순히 화면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3D 가상 공간에서 동료들과 함께 회의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지리적 제약을 넘어선 협업이 가능해지며, 회의록 작성이나 결과물 도출 과정에서도 더 풍부한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하며, 모든 직원들이 새로운 환경에 즉각적으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특히 50대 이상 직원들의 경우, 새로운 기술 습득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기존의 업무 방식에 대한 익숙함 때문에 메타버스 기반 협업 도구를 사용하는 데 주저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하지만 몇 달간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 사례도 존재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는, 어떻게 하면 기존 업무 프로세스와 자연스럽게 통합되고,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상 공간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문가들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게임 엔진을 사용해 3D 모델을 제작하거나,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설계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교육 과정은 단순히 기술 습득에 그치지 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하는 과정 전반을 다룹니다. 하지만 수료 후에도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전체 수료생의 20% 미만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는 기술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며, 시장 분석 능력과 사업화 전략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메타버스의 미래, 현실적인 접근

앞으로 메타버스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에 녹아들 것입니다. 단순히 가상 세계에서의 활동을 넘어, 현실 세계를 보강하거나 확장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증강현실(AR) 기술과 결합하여, 현실 공간에 가상의 정보를 덧입혀주는 방식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길을 걸을 때 스마트폰이나 AR 글래스를 통해 주변 상점의 정보나 할인 쿠폰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원격 의료나 교육 분야에서도 메타버스 기술은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큽니다. 초등 학원에서도 메타버스 환경을 활용한 코딩 교육이나 과학 실험 시뮬레이션을 제공하여, 아이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 구축이나, 개인 정보 보호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기대감 때문에 과도한 낙관론이나 비관론이 팽배한 경향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라는 이름표에 현혹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핵심 기술과 그것이 제공하는 실질적인 가치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분명 우리가 일을 하고, 배우고, 소통하는 방식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어떤 기술을 선택하든, 그것이 얼마나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합리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메타버스 기술을 업무에 도입하려 한다면, 가장 먼저 해결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문제점을 정의하고,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술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타버스, ‘죽었다’는 말은 오해였다”에 대한 2개의 생각

  1. 건설 현장 시뮬레이션처럼 전문 분야 활용은 흥미롭네요. 하지만 실제 수익 연결 비율이 20%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교육 과정 외에 시장 분석에 대한 투자도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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